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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충격을 딛고 일어서자-채영복 과총회장 2005-12-27 12:4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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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잡을 수 없이 번져가던 황우석 교수 연구논문의 진위 논란이 의도된 조작으로 결론났다. 아직 맞춤형 줄기세포의 실재 여부가 남았지만 이번 서울대 조사위원회의 발표를 바라보는 국민의 충격과 허탈감은 말할 수 없이 크다. 어떻게 해서 이 지경까지 이르렀는지 참으로 놀라움을 금할 길이 없다. 늦었지만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교훈을 찾아 이를 미래 지향적인 발전의 밑거름으로 삼도록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이번 황우석 사태는 일차적으로 연구자 자체의 비윤리적인 행태에 그 책임이 있음은 논란의 여지가 없다. 그리고 응분의 처벌도 감수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그동안 이 연구팀을 둘러싼 일련의 사회현상들도 깊이 분석할 필요가 있다. 우선 이를 과학계의 검증조차 할 겨를 없이 과대 포장하고 성역화하는 데 일조한 언론이나 정치계, '묻지마' 식의 투자를 서둘러 왔던 민간.정부.지방자치단체, 시민단체들의 옹호 촛불시위, 잘못을 검증하고 제동을 걸어 줬어야 했을 대학 당국과 동료.과학기술계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방관자이며 공조자들인 셈이다. 우리 모두는 이 점에서 깊이 반성해야 한다.

황 교수팀이 지향한 연구목표가 21세기 최첨단에 서 있는 데 반해 연구를 관리하고 추진하는 체제나 지원체제는 전근대적인 방법들이 동원됐음을 보게 된다. 연구팀 간 연구결과에 대한 분석과 그 결과의 공유, 그리고 각종 정보들을 공유하는 일과 같은 일상의 기초적인 연구 운영관리 메커니즘마저 작동되지 않은 것이다. 어떻게 훗날 연구팀원들 간에 연구의 진위에 대한 공방이 벌어지고, 연구책임자가 모르는 연구결과물의 바꿔치기 가능성이 제기될 수 있는가. 어쩌면 이러한 낙후된 연구실 관리 체제가 훗날 엄청난 재앙으로 이어지는 단초를 제공했을지 모를 일이다.

연구투자 규모가 커질수록 수반되는 위험요소를 최소화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연구관리 체제의 최적화가 필수적이다. 최근 선진국에서는 소위 제4세대 연구관리 기법, 심지어 제5세대 연구관리 기법이 연구.도입되는 상황이다. 연구기획에서부터 연구추진 절차나 연구자의 지원은 물론 연구결과 분석, 정보의 저장과 공유 등 모든 일이 투명하고 합리적인 절차와 방법을 거쳐 관리된다. 인위적인 연구조작과 같은 불미스러운 일들은 허용될 틈이 없다.

언론에 보도된 '대학의 연구실 문화'라는 것도 매한가지다. 어떻게 교수가 휘하의 제자 또는 연구원들에게 의도적인 조작을 지시할 수 있으며, 연구원은 불의를 알고도 그걸 따를 수 있었는가. 이 같은 불미한 사건들을 미연에 차단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도입하는 일 또한 시급히 고려돼야 한다. 미국 등 선진국의 경우에도 대학 내에 ORI(Office of Research Integrity)와 같은 부서를 두고 연구관리가 적정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지도 감시하고 있음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지적하고 싶은 점은 줄기세포 연구에 참여했던 젊은 연구원들의 향방에 관한 일이다. 생명공학은 21세기 새롭게 등장하는 성장산업이며 줄기세포 분야는 이 가운데 우리가 경쟁력을 지닐 수 있는 몇 안 되는 틈새 분야라 할 수 있다. 맞춤형 줄기세포의 경우 체세포핵이식 기법은 우리나라가 선도하는 부문이다. 현재 이 맞춤형 줄기세포의 실재 여부가 논란거리지만 거품을 다 털어버리더라도 우리가 지니고 있을 비교우위 기술들이 있을 것이다. 우리는 이들 기술을 추슬러 보호하고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그리고 이 기술을 지니고 있는 젊은 연구원들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정부가 나서서 규합하고 지원해 재기의 발판을 마련해 줘야 할 것이다.

채영복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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