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정/개회사] 제10회 국민생활과학기술포럼 개최 2018-10-1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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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파일 첨부파일이 없습니다! 작성자 : 조재형 이메일 : jhjo@kofst.or.kr 조회수 : 1001 | |
제10회 국민생활과학기술포럼 개최
국민생활과학자문단(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국가과학기술연구회, 한국과학기술한림원, 한국과학창의재단, 한국과학기자협회, 이하 자문단)은 2018. 10. 16(화) 오후 2시, 한국과학기술회관 지하1층 소회의실2에서 ‘알쓸생안 : 알수록 쓸모있는 생활화학물질의 안전한 사용과 관리방법’이라는 주제로 「제10회 국민생활과학기술포럼」을 개최하였다.
이날 포럼에서는 이병훈 서울대 약학대학 교수 겸 한국독성학회장이 ‘안전한 생활화학물질의 안심사용’, 유명순 서울대 보건학과 교수가 ‘생활화학제품의 안전한 사용 : 광고와 정보 이슈’, 배옥남 한양대 약학대학 부교수가 ‘모기기피제 사례로 살펴보는 화학물질 위해평가 방법론과 나아갈 방향’를 주제로 발제하였다. 이어진 패널토의에는 김순복 한국여성소비자연합 사무처장, 배희경 TO21 소장, 송창우 안전성평가연구소장, 원호섭 매일경제 과학기술부 기자, 정환진 환경부 화학제품과장이 참석하여 우리 사회의 케모포비아 극복 방안에 대한 논의를 이어갔다.
김명자 과총 회장은 “우리 사회가 화학물질에 대한 비전문적이고 왜곡·과장된 정보로 인해 과도한 불안에 빠지지 않으려면 화학물질 위해성에 대한 전문적인 평가·관리와 과학적인 소통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 참석자 기념 촬영
▶ 김명자 과총 회장 개회사
▶ 주제 발표
▶ 패널 토론
개 회 사
오늘 열 번째 국민생활과학기술포럼에 참석해주신 내외 귀빈 여러분, 환영합니다. 포럼을 준비해주신 국민생활과학자문단 생활화학물질안전분과위원회와 후원해주신 국무총리실 국민안전안심위원회,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감사드립니다. 아울러 발제와 토론에 참여해주신 전문가 여러분께 감사 말씀을 드립니다.
이번 포럼 주제는 ‘알쓸생안’입니다. 신세대 식의 작명 같습니다. ‘알수록 쓸모 있는 생활화학물질의 안전한 사용과 관리 방법’을 네 글자로 줄인 것이라 하니 그 내용은 매우 광범위합니다. 우리 생활은 사실 화학물질과의 동거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하루 일과를 마칠 때까지 누구나 화학물질의 홍수 속에서 생활합니다. 세제, 화장품, 물티슈 등에서 건축자재에 이르기까지 생활화학제품은 일상 그 자체입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석유화학산업에 의해 인공적인 신소재가 개발되지 않았더라면 인류 문명은 전쟁의 잿더미로부터 불사조처럼 일어날 수 없었을 것입니다. 이것은 제 개인의 생각만이 아니라 문명사적인 평가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 막강한 위력은 우리 삶에 편의와 풍요를 안겨주는 한편, 과도한 사용으로 인한 역기능과 부작용을 위협 수준으로 작용케 했습니다. 그야말로 ‘양날의 칼’이 되어 정확한 정보에 의한 지혜로운 사용이 과제가 되고 있는 것입니다.
생활 속 화학물질의 잠재적 위험성에 대한 해외 언론의 칼럼을 하나 소개하겠습니다(니컬러스 크리스토프, 2015. 6.23, 뉴욕타임즈/중앙일보에 실림). 피자 상자와 백곰과 인간 사이에 공통점이 하나 있다는 서두로 시작한 이 글은 그 공통점이 PFASs(poly-and perfluoroalkyl substances· 과불화알킬 물질)이라고 말합니다. 이 성분이 체내에 축적되면 암, 신경마비, 생식능력 저하 등을 유발할 수 있는데, 그린란드에 서식하는 백곰의 뇌에서 PFASs를 검출했다는 것입니다.
이 성분은 화학물질에 강하고 미생물에 분해되지 않기 때문에 프라이팬 코팅과 방수 섬유, 패스트푸드 포장지, 전자레인지용 팝콘 봉지 등 수천 가지 생필품에 쓰인지 60여 년이 됐습니다. 원래는 생필품 포장에 PFASs 함유량이 명기돼야 하는데, 제대로 지키는 업체가 없는 상태라, 미국 정부의 화학물질 규제 상 허점을 드러내는 사례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과학자들은 50년 전부터 PFASs의 잠재적 위험성을 경고했지만, 기업 측은 ‘짧은 사슬’ 형태의 PFASs는 인체에 위험하지 않다고 주장합니다. 이에 지난 2015년에는 전 세계 과학자 200여 명이 “PFASs는 고환암과 신장암, 갑상선 기능저하증, 궤양성 대장염 등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마드리드 성명서’를 발표하기에 이르렀습니다.
미국에서 판매 가능한 8만 여 화학물질 중 과반수는 인체에 독성이 있는지 여부를 전혀 검증받지 않았다고 합니다. 사전 점검이 미흡하다 보니 소비자가 사용하면서 그 부작용을 검증하는 상황이 돼버리는 것입니다. PFASs의 위험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자 미 의회는 이들 화학물질을 평가하는 법안을 다루고 있습니다만, 평가 대상 우선순위 화학물질의 수가 1년에 5개라서 매우 적다는 지적입니다. FDA 등의 규제가 비교적 까다롭다고 알려진 경우도 이러하니, 다른 나라의 사정은 미루어 짐작이 갑니다. 다만 유럽과 캐나다는 미국에서 쓰이는 화학물질 수백 개를 판매 금지 대상으로 삼고 있는 것이 눈에 띱니다.
생활 속 화학물질을 안전하게 사용하기 위해서는 과학적인 정보를 정확히 밝히고 일반 국민의 사전 이해를 돕는 일이 중요합니다. 그러나 그 막중한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이런 작업이 그리 단순치는 않습니다. 지난 2011년부터 수많은 피해자와 사망자를 발생시킨 가습기 살균제 사건은 우리 사회에 큰 충격을 주었고, 제도적, 기술적, 기업 윤리적으로 그 본질이 매우 복합적임을 깨닫게 해주었습니다. 작년부터 발생한 여성용품 부작용, 살충제 계란, 라돈 침대 파문 등의 생활화학물질 안전에 대한 불안도 국민 불신을 불러일으키며 이른바 케모포비아(chemophobia) 현상으로 번지게 됐습니다.
최근 서울대가 발표한 ‘생활화학물질 위해성 국민인식 조사’(2018.4)에 따르면, 응답자의 절반 이상(54%)이 생활화학제품의 안전사고 발생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결과는 신종 감염병(52%)이나 방사능 누출(29%)에 대한 불안보다 더 높은 수치였습니다. 또한 응답자의 반 이상(54%)이 ‘화학물질이나 화학제품과의 접촉을 최대한 피하려고 노력한다.’고 답했습니다. ‘화학물질의 위험이 너무 두려워 떠올리기조차 싫다.’고 대답한 응답자도 많았습니다(41%). 이 조사 결과는 화학물질을 두려워하고 기피하는 국민 정서가 만연해 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일반국민은 기술위협에 대한 기억을 지워버리기가 어렵다는 것이 해외 연구 결과이기도 합니다. 그 경위가 어쨌든 간에 두려움에 대한 충격이 트라우마로 남아 정부의 발표나 전문가 그룹의 해명이 신뢰를 받지 못하는 현상을 낳게 됩니다. 따라서 이런 사건이 발생하지 않도록 사전에 최대한 예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리 생활에서 화학물질의 사용은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나날이 새롭게 합성되는 신소재는 우리에게 필수적이기 때문입니다. 질병을 치유하는 의약품, 신기능의 옷을 만드는 섬유, 식음료의 살균·소독제, 각종 생활 용품 원료 등 어느 것도 화학물질을 기반으로 하지 않은 것이 없습니다. 따라서 사회적으로 케모포비아 현상이 지속된다면 그것이 새로운 유형의 피해를 나을 수도 있는 상황입니다.
사람은 산소가 없으면 살 수 없습니다. 물은 인체의 70% 정도를 차지하고, 이 비율은 지구의 바다의 비율과 같습니다. 그런데 체내에서 발생한 활성산소는 암, 성인병, 노화의 원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물 역시 과도하게 마실 경우 체내 이온 균형이 깨져서 해롭습니다. 이처럼 모든 화학물질은 양면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하나의 화학물질이 약도 되고 독도 될 수 있기 때문에 그 사용에 대한 지침과 활용 가이드라인은 물론이고 정부 차원의 관리와 검증제도가 중요합니다.
소비자로서는 스스로 안전하게 사용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그런데 한 조사에 의하면 제품에 권고된 안전정보를 충실히 읽고 따르는 국민이 30%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유럽은 70%라고 하니, 소비자 스스로 자신의 안전을 위한 경각심을 가지는 것이 필요합니다.
오늘의 포럼은 화학물질의 위해성에 대해 평가하고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고, 비전문적이고 왜곡·과장된 정보로 과도한 불안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는 과학적인 소통이 필요하다는 의도에서 마련하게 됐습니다. 화학물질의 현명한 사용에 대한 인식을 강화하고, 정부의 유기적이고 통합적인 위험물질 평가와 관리 제도를 강화하고, 기업 윤리의 준수, 전문가의 역할, 언론의 합리적 정보 전달, 국민의 과학적 소양 습득 등 모든 요소가 함께 아우러질 때 과도한 케모포비아는 극복될 수 있을 것입니다.
모쪼록 오늘 포럼이 과학적 소통의 새로운 장을 열어서, 관련 분야 전문가와 청중이 함께 만드는 토론의 자리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앞으로도 과총과 자문단은 국민 안전·안심사회 구현을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대안을 모색하도록 하겠습니다. 지속적인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리며, 참석해 주신 모든 분의 건승을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회장 김 명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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