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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이공계 대학이 사는 법 2005-09-02 09:4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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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관행 광주과학기술원 교수
우리나라가 국제적인 과학기술 학술지에 발표한 논문 수에서 세계 13위를 차지하고, 미국특허등록 건수도 세계 6위를 차지하는 등 과학기술 지표가 향상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전체 박사학위자의 72.1%를 차지하고 있고, 국가 연구개발 투자의 10%를 사용하고 있는 대학이 전체 특허 출원의 0.5% 밖에 내지 못하고 있으며, 기업이 대학에 주는 연구비의 비중 또한 턱없이 줄어들었다.

기업은 대학에게 쓸모 있게 교육된 졸업생을 공급해 달라고 요구하고, 대학은 기업에게 연구비 투자를 늘려달라고 하면서 일견 서로 협력하는 것 같이 보인다. 그러나 현실은 대학교수들이 과제 수행이 까다롭고 힘든 기업으로부터의 연구비 수탁의 필요성을 점점 작게 느끼고 있으며, 기업은 대학교수들에게 연구과제를 주는 것을 믿음직스럽게 생각하지 않는 분위기가 지속되고 있다. 우리 대학과 기업이 협력을 하지 못하는 근본적인 원인은 상호간의 인력교류의 부재에 있으며, 이를 해결하는 것이 다른 무엇보다도 우선되어야 한다.

선진국을 보아도 미국의 스탠포드 대학이나 메사추세츠공대의 예에서 보는 것처럼 기업에서 대학으로 그리고 대학에서 기업으로 빈번하게 이동하여 보유한 기술이 상호간에 서로 쉽게 전달될 수 있는 체제를 갖추고 있다. 독일을 포함한 서유럽의 국가들의 경우들도 대학과 연구소간 그리고 대학과 기업간의 인력이동이 쉽게 되어 있다. 대학과 연구소 간에는 겸직을 하는 것도 흔하다. 대학과 기업 간에 기술을 보유한 핵심인력들이 교류할 수 있어야 이공계 교육이 경쟁력을 가지게 되며, 기업 또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 우리의 대학은 기업과 인력을 교류할 수 있도록 현재의 교수임용제도를 개방하여야 한다. 논문 실적만 볼 것이 아니라, 산업현장에서 직접 신제품을 개발하고, 특허를 낸 실적과 경영의 경험이 있는 분들을 중견 전임직 교수로 과감히 유치해야 한다. 요즈음은 국가 공무원의 경우도 고시출신에 한정하지 않고 개방직을 많이 늘려 가고 있다. 이공계 대학교수직의 경우도 기업에 문호를 개방함으로써 기업이 가지고 있는 보유 능력이 대학으로 전달될 수 있다.

대학이 먼저 인력교류의 문을 활짝 여는 것과 함께 기업은 대학과의 연구 비중을 목표를 두고 꾸준히 늘려 가야 한다. 기업은 대학과의 연구개발을 포기하지 말고, 연구개발과정에 대학이 함께할 수 있도록, 그리하여 우리 대학들이 경험을 쌓고 발전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기업은 대학에 투자해야 한다는 사실을 명심하여야 한다. 위험이 높은 미래 원천기술의 개발은 특성상 장기적인 연구를 잘 수행할 수 있는 대학의 도움이 많이 필요하고, 특히 이공계 박사학위 취득인력의 다수가 대학에 근무하는 우리나라의 현실에서 대학의 고급인력을 이용하는 것은 무엇보다도 바람직한 일이다.

그리고 대학은 연구비 절대액수의 증가에만 신경을 쓸 것이 아니라, 기업연구비의 증가를 중요시 하여야 한다. 이공계 대학이 실사구시의 교육을 지향한다 하면서 일방적으로 교육시킨 졸업생을 기업에 공급해서는 안 된다. 기업의 첨단기술 수준과 경험이 대학으로 피드백되는 양방향의 협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양방향 인력교류가 성숙해지면 대학은 자연스럽게 기업의 필요를 반영하는 교과과정을 개발하게 될 것이고, 기업은 대학에서 공급받은 인력에 대해서 오랜 기간 재교육하는 데 비용과 시간을 쓰지 않아도 된다.

어떻게 보면 이공계교육의 발전은 두 개의 닫혀있는 문화집단이 서로를 향해 문을 활짝 열고 교류하는 것이 하드웨어의 구축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대학과 기업이 시대에 맞게 서로 변화하여, 우리의 이공계 대학교육이 국가산업발전에 더욱 효율적으로 공헌할 수 있어야 한다.

이관행/광주과학기술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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