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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단> ‘성공만 바라는 硏究’ 성공할 수 없다' 2005-09-06 09:4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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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과학기술력이 잇달아 개가를 올리고 있다.

서울대 황우석 교수팀의 쾌거는 이미 세계 생명과학의 새 장을 열고 있다. 감동이 가시기도 전, 이번에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김현탁 박사팀이 국내외를 깜짝 놀라게 했다. 김 박사팀이 이룬 성과는 세계 물리학계에서 탁월한 학문적 업적으로 꼽히고 있다고 한다. 새로운 첨단 산업분야의 토대를 만들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특히 이 기술은 휴대전화, 열 감지소자 등 거의 모든 전기, 전자기기에 적용할 수 있을 만큼 응용 범위가 넓어 상업적 가치도 막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최근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연구원(IMD)은 2005년 한국의 과학경쟁력은 세계 15위, 기술경쟁력은 2위라고 발표했다.

21세기 총아로 불리는 정보기술(IT)은 이미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우주분야도 금년 말 첨단 관측위성인 ‘아리랑 2호’가 발사되면 세계 10위권으로 부상하게 된다.

우리가 이룬 과학기술의 성과는 이렇듯 자랑할 만하다. 우리나라 연구개발(R&D) 투자를 보면 정부 예산만도 금년에 약 8조 원, 민간포함 총투자는 연간 23조 원 이상이다. 세계적으로도 적은 규모가 아니다. ‘과학기술부총리’라는 직책에서 보듯 정부의 의지 또한 강하다. 한국처럼 주요 분야에 출연연구소를 만들어 체계적으로 연구개발을 관리하는 나라도 드물다. 연구 장비와 시설도 선진국들 못지않다.

이공계 기피 현상으로 앞으로가 걱정이기는 하지만 아직은 과학기술 인력이 큰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우리의 연구개발 인력은 현재 20만 명 수준. 개개인의 능력도 다른 나라에 뒤지지 않는다.

그럼에도 우리나라의 연구개발이 무엇인가 미흡하고, 걱정되고, 불만스럽게 느껴지는 이유는 무얼까? 그 이유는 한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우리 연구 체제와 분위기에서는 벽을 뛰어넘는 연구, 그래서 실패할 수 있는 연구, 그렇지만 성공하면 세계 일등이 되는 연구를 하기가 참 어렵다. 실패를 두려워하고 시도해 보지 않는 연구개발로 세계 초일류 연구결과를 기대하는 것은 감나무 아래에 누워 감이 입에 떨어지기를 기대하는 것과 같다.

작년 아리랑 2호에 장착할 카메라를 공동개발하기 위해 이스라엘에서 현지 연구진과 일한 적이 있다. 당시 이스라엘 측 연구목표는 선택한 분야에서 세계 기술의 벽을 넘는 것이었다. 어렵지만 끝까지 간다. 실패하더라도 기술을 축적해서 마침내는 세계 일류 기술을 개발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주어진 기간 내에 반드시 성공하는 것’이 대부분 연구의 지상목표다. 실패는 좀처럼 용납되지 않으며 목표에 못 미치면 예산을 낭비했다는 비난과 책임이 따른다. 이 때문에 대부분 ‘성공할 만한 연구’만 하려 한다. 황 교수나 김 박사팀은 상당히 예외적인 경우다. 이래서는 세계 일류기술을 개발할 수 없다.

해 보지 않고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자전거 타는 법도 넘어져 보지 않고는 배울 수 없는 것 아닌가. 이렇게 연구 분위기와 시스템을 바꾸지 않으면 아무리 예산을 지원하고, 연구조직을 이리저리 바꾸어 보아도 결과는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물론 모든 연구를 이런 방식으로 하자는 것은 아니다. 그렇게 할 수도 없다. 세계 과학기술 상황의 변화를 예의주시하면서 필요하다고 판단되고 전략적으로 선택된 분야에 대해서만큼은 국가연구의 패러다임과 포트폴리오 구성을 이런 방향으로 바꾸자는 것이다.

이제는 정말이지 한국의 연구개발의 문제를 정확히 파악해서 근본적인 변화를 모색해야 할 때다.

백홍열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우주응용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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